순살 아파트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 공개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면서 이와 유사한 무량판 지하주차장의 전수 조사가 시행되었다. 그 결과 사고의 원인인 철근 누락 사례가 공공 아파트에서도 무더기로 나오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허술한 공사 관리·책임 문제가 전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15곳의 명단이 전격 공개되었는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자.

 

 

 

 

국토 교통부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 공개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가 발주한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보당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발주한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가운데 15개 단지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주 운정(A34 임대), 남양주 별내(A25 분양), 아산 탕정(2-A14 임대) 등 지하주차장 보강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단지 15곳 중 10곳은 임대아파트, 5곳은 분양아파트로 드러났다.

 

 

 이 중 파주 운정과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음성 금석(A2 임대), 공주 월송(A4 임대) 등 5곳은 주민들이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라 주민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입주 중인 단지는 수서 역세권(A-3BL 분양), 수원 당수(A3 분양), 오산 세교2(A6 임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 등 4곳으로 나타났고 공사 중인 곳은 파주 운정3(A23 분양), 양산 사송(A-2 분양), 양주 회천(A15 임대), 광주 선운2(A2 임대), 양산 사송(A-8BL 임대), 인천 가정2(A-1BL 임대) 등 6곳이다.

 

 특히 양주회천 A15의 경우 전단보강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에서 철근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구조계산 누락 탓이라고 국토부 측은 설명하고 있는데 그 말을 그냥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일신건설, 대보실업,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공영, 한라, 성원건설, 효성중공업, 에이스건설, 대우산업개발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는 구조다.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둥 주변에 전단 보강근을 설치하는데, 이를 생략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LH가 발주한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부실시공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LH의 근본을 뒤엎는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로 인한 아파트 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인적 물적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LH에서 발주한 아파트 가운데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기둥에서 '보강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LH의 안전 관리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 교통부의 입장과 향후 계획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일부는 설계 과정부터 기둥 주변 보강철근이 누락됐고, 일부는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고 완벽하게 보강조치를 진행해 부실 무량판 구조가 한 군데도 없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전국에 있는 300여 곳의 아파트 단지에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다며 이들 단지에 대한 철근 누락 여부를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무량판 구조로 시공이 진행 중인 현장은 105곳이며, 2017년 이후 준공이 완료된 아파트 단지는 전국 188곳이다. 만약 2017년 이전에 준공된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가 추가로 파악된다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 현장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추천하는 안전진단전문기관을 통해서 안전점검을 할 것"이라며 "안전점검 결과 LH처럼 안전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안전전문진단을 통해서 보수·보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점검 비용과 안전점검 비용에 대해서는 주택업계에서 이를 부담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고 그렇게 추진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보수·보강공사가 이루어진다면 모든 아파트 공사에서 총공사비의 3%를 남겨 놓는 하자보수 예치금을 통해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보수·보강을 해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LH는 보강 철근 누락이 시공사의 과실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공사 발주부터 설계, 시공, 감리까지 공사 전 과정에 책임 있는 발주처라는 점에서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한준 LH 사장 역시  "그동안 LH는 주택에 대해서 발주만 했지 관심이 없었다. LH 공사 사장으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LH는 모든 분야에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라며 "앞으로 15개 단지에 대한 설계가 어디에서 발주됐고, 관여한 자가 누구인지, 감리는 언제 발주됐고 감리 관여한 자는 누구인지, 시공업체들은 어떻게 선정하고 관여한 자가 누구인지 모두 조사해 관련된 사람은 한치의 의혹 없이 책임지게 하겠다"라고 설명했다.